• 최종편집 2019-01-08(수)

顯考學生府君 神位(현고학생부군신위) 그리고 '제사'

황제는 하늘에 제사, 왕은 종묘와 사직에 제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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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사입력 : 2018.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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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간 고종명=김재봉 기자] 顯考學生府君 神位(현고학생부군신위)에서 ‘顯 = 모습을 나타내 주십시오. 후손이 정성껏 지내는 이 제사에’, ‘考 = 돌아가신 아버님. 후대에 내려와서는 "생각하다"란 뜻으로도 쓰이며’, ‘學 = 품계나 관직이 없는 분을 일컫는 말. "진사" "생원"도 못 한 사람을 의미하며’, ‘生’, ‘府 = 돌아가신 조상님을 높여서 부르는 호칭’, ‘君’, ‘神 = 신령님. 동양에서는 돌아가신 조상님도 "신"으로 모셨다’, ‘位’ 등을 의미한다.

 

그러므로 돌아가신 아버지가 관직에 나가지 못해 아무런 품계를 받지 못했을 때 지방에 사용하는 용어가 顯考學生府君 神位(현고학생부군신위)이다.

 

예를 들어 돌아가신 분이 정1품 영의정에다 문정공이란 시호를 나중에 받았다면, ‘현고대광숭록대부(顯考大匡崇祿大夫)영의정시문정공부군신위’라고 쓴다. 품계란 요즈음의 이사관, 서기관, 사무관, 주사, 서기 등과 같은 것이어서 조선 시대에는 대광보국숭록대부, 숭정대부, 자헌대부, 가선대부, 통덕랑, 봉직랑 등이 있었다.

 

여성에 대한 제사를 지낼 때에는 ‘현비유인김해김씨 신위’라고 쓰고 있는데, 여기서 "유인(孺人)"이라 함은 원래 남편이 종9품 하급관리였을 때에만 그 배우자에게 붙여 주는 호칭이다. 그러므로 학생부군신위란 지방을 쓰는 남편의 아내에게 쓸 수 없는 호칭이다.

 

관리들 배우자의 호칭도 품계에 따라서 모두 달랐다. 남편의 직급에 따라 고위관리의 부인들은 정경부인, 정부인, 숙부인 등으로 불렀고, 하위 관리직 부인은 숙인, 영인, 공인 등으로 호칭했다. 즉 요즘 흔히 사용하는 ‘부인’은 원래 동서양을 막론하고 신분이 높은 사람들에게 사용하던 호칭이다. 일례로 한국에서 이상하게 사용되는 ‘마담(madam)’은 프랑스에서 귀족 부인에게만 허용되던 호칭이었다.

종묘제례03.jpg
종묘제례

 

학생부군신위란 용어를 설명하던 자연스레 ‘제사(祭祀)’에 대해서 살펴봐야 한다. 동서양 대부분 국가에는 형식과 의미가 약간은 다른 제사들이 존재했다.

 

대표적으로 고대 유대인들은 창조주 하나님에게 제사를 지냈고, 그리스 로마신화의 배경인 고대 그리스 국가는 제우스를 비롯한 다양한 신들에게 제사를 지냈다. 한-중-일을 대표하는 동양은 주로 하늘에 제사를 지냈는데, 이는 왕이 다스리는 제후국가가 아닌, 천자 또는 황제라고 부르는 황제국가에서 지낼 수 있는 특권이었다.

 

즉 하늘에 제사를 지낸다는 의미는 왕이 아닌, 황제에 오른다는 것을 의미했다. 왕은 하늘에 제사를 지내지 못하고 땅과 곡식에 제사를 지냈는데, 이를 사직이라 불렀다. 조선시대는 종묘에 모신 역대 왕들과 땅과 곡식을 관장하는 신에게 제사를 지냈는데, 이를 가리켜 흔히 ‘종묘와 사직’이라고 한다. 그래서 제사는 일반인들이 아닌, 황제와 왕의 전유물이었다.

 

제사가 일반 백성에게 내려온 것은 중국에서부터다. 가문 중 높은 관직에 나간 사람을 높은 자리에 앉히고 상을 베풀어 절을 올리던 것이 초기 제사의 풍습이었다. 즉 죽은 사람에 대한 것이 아니라, 산 사람 중 가문의 높은 벼슬을 한 사람 또는 가문의 가장 연장자에게 상을 베풀고 높은 자리에 앉힌 후 절을 하던 것에서 유래했다.

 

오늘날 한국인이 알고 있는 제사의 출발은 임진왜란 당시 명나라 군인들에 의해 전파된 관운장에게 지낸 제사에서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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